도예 원데이클래스 - 꽃병 만들기
원데이로 도예 만들기를 하고 왔다.
이제 엉덩이가 들썩거려서 더이상은 가만히 못 있겠다!!
이곳은 친한 언니랑 작년에 인스타에서 발견한 곳이다.
@edam.store
이 디퓨저에 둘다 뿅 반해서 사고싶다 사고싶다 하다가
클래스를 한다는 것도 알게되어 하고싶다 하고싶다 하다가
드디어 다녀왔다.
당연히 저렇게 예쁜걸 원데이로 만들 수 없단 것은 알지만 실물이 보고싶기도 하고
우리의 스웨덴 도자기 추억을 떠올리며 이담 공방으로 도예 원데이 클래스를 다녀왔다.
무려 은평구에있다.
멀긴 하지만 원데이 클래스라 한 번 갈거니까 괜찮아 생각하며 다녀왔다.
근데 왜 나 바로 원데이만 할거라 미리 결정했었지?ㅋㅋㅋ
운전해서 45분은 가야하는 곳이었다.
전철타면 1시간도 넘게 걸리고 언니도 마침 우리집 근처에 올 일이 있어 같이 차타고 갔다.
매우 아파트 단지 학원가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1층에 귀엽게 매장이 있었다.
입구부터 우리 심쿵사 시킨 디퓨저와
나름 최근데 새로 나온 귀여운 사슴, 수달 마그닛이 있었다.
그렇게 두근두근 공방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사실 전날부터 둘이 번갈아가며 전화하고 카톡도 하며 예약한다고 정신없게 했을텐데도 차분히 다 받아주셔 감사했는데
원래 영업도 안하시는것 같은 일요일에 수업을 해주셔서 더더더 감사했다.
어렸을 때 이천 도자기 축제에서나 학교에서 지점토로 뭔갈 만들어도 본적 있고
언니랑 함께 스웨덴에서 물레 돌린 적도 있어서 더 신이 났었다.
아는거니까! 좋아하는거고!
머그컵과 접시 / 잔과 화병
이 둘중에 선택하는 거였고 우리는 잔과 화병쪽을 선택했다.
두 개를 할 수도 있지만 하나를 크게 또는 정교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해서
우리는 화병 하나 하는거로 결정 했다.
결과물이 딱히 정교한건 아니고 그냥 커서 오래 걸린 것 같긴 했지만...
그리고 우리 둘 다 스웨덴에서 만든거 버리고 온 기억이 있어서....(안 예뻐서)
괜히 두개 만들지 말고 하나 잘 만들어보자 생각해서 하나만 했다 ㅎㅎㅎㅎ
그렇게 화병을 어떤 모양으로 얼만큼의 크기로 할지 정하고 난 뒤
선택할 수 있는 흙과 유약을 골랐다.
흙은 흰 흙, 불순물 조금 섞인 흙, 좀 더 섞여서 어두운 흙 이렇게 세가지 있었다.
(분명 이름도 말해주신 것 같았는데 기억 안남....)
사진 제일 먼쪽에서 가까이 올수록 불순물이 더 섞여 어두운 색의 흙이고,
왼쪽부터 흰색 무광, 흰색 유광, 무색 무광, 무색 유광 유약을 바른거고....어라 왜 하나가 남지...
뭐 하튼 그런 느낌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
흙과 유약에 따라 발색 느낌이 달라지니 맘에드는 걸 고르면 된다.
기억이 안나는건 원데이의 한계다.
어쩔 수 없다.
하루밖에 안지났는데도 기억이 안나다니.
나는 밝은 흙에 투명 무광유약을 선택했다.
검은색 유약도 탐나긴 했는데 (시크하게...망해도 티도 덜 날거 같고)...
그렇게 세팅된 도예 원데이 클래스.
물, 스펀지, 나무판, 칼?, 나무막대?, 물레, 흙.
원데이라 이름까진 모른다.
말해주셨는데 기억 못할 수도...
물은 흙을 이어주거나 나중에 꾸밀 때 물감 칠할 때 썼고
스펀지는 사포처럼 만들어진 작품 다듬을 때 썼고,
나무판은 나중에 내 작품이 물레에서 저기 올라갔고,
칼 같은거로는 자르거나 접합면을 거칠게 할 때 썼고,
나무 막대로는 물레 위에서 작품의 모양을 다듬을 때 썼다.
우선 흙을 눌러 펴 바닥을 만들었다.
원하는 두께를 맞추기 위해 플라스틱 막대를 두고 밀대로 밀어 주었다.
뭔가 이런 방법도 있구나! 똑똑하다! 생각이 들었다.
저런거 만들 때 그냥 손바닥으로 눌러서 평평하다는 느낌적인 느낌으로 만들어왔는데 저런 방법이 있다니!
저렇게 눌러 펴준 후 물레를 돌리며 칼을 갖다대면 원이 스윽 생기며 바닥이 짜잔 하고 생기더라.
나는 칼만 잡고 있고 선생님이 다 해주셨다.
원데이는 원래 그런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죽공예 원데이 할 때 깨달았지.
원데이는 선생님이 만들고 내가 거들 뿐...
내 표시를 새길 뿐 내 리소스는 안들고 그저 선생님의 재능을 사는 것 ㅋㅋㅋㅋㅋ
그렇게 바닥이 만들어지면 이제 꽃병을 쌓아 올리기 위해 길다랗게 흙을 만들어준다.
저렇게 길게 만드는것도 은근히 어려웠다.
처음만 만들고 그 다음은 이것도 선생님이 만들어주심...ㅋㅋㅋㅋㅋ
힘든건 다 해주시고 좋아요 ㅋㅋㅋㅋㅋ
바닥과 길게 만들어진 흙에 사선으로 흠집을 내주어 서로 잘 붙게 해주고 둘을 합체! 시킨다.
아마 이걸 호일링이라고 했던 것 같다.
물을 살짝 발라준후 한바퀴를 말아 올리듯 붙여준다.
올린 아이가 올린 애가 아니라 원래 흙 하나로 그렇게 만든 것 처럼 접합면을 감쪽같이 없애주고
그 위에 다시 흠집을 내주고 또 쌓는다.
(긴 흙도 사실 만들어줘야하지만 내가 안만들었으니까..!!!)
그렇게 긴 흙을 만들고, 흠집 내고, 물 발라 올리고, 접합면 숨겨주고
계속 반복해준다.
그렇게 한 5 ~6단 쌓았던 것 같다.
나는 그냥 물레로 다 할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근데 물레 어려운거 아니까.....스웨덴의 추억 ㅋㅋㅋㅋ
현대미술을 하고 왔다 난 ㅋㅋㅋㅋㅋ
그렇게 쌓아 올리며 원하는 모양대로 조금씩 좁히며 올렸더니 모양이 잡혀졌다!
전문가 선생님 덕분에 모양도 많이 잡히고 매끈하게 올라올 수 있었다.
참 예쁘게 안쌓여서 선생님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흙이 너무 힘이 없이 맘대로 움직여.....예민해 애가.
흙 나랑 조금 안 맞는듯 ㅎㅎㅎㅋㅋㅋ
이래저래 선생님의 큰 도움으로 모양이 잡히면 꾸미기가 시작된다.
여기까지 1시간 40분이 걸렸다.
총 두시간을 하는데 꾸미지도 못하고 끝날 판이었다.
꾸밀 수 있는 방법은 흙으로 모양 만들어 붙이기, 각인 새기기, 색칠하기가 있었다.
꾸미는걸 생각 안하고 갔던 원데이라서 이렇게 자리가 깔리니 뭘 해야할지 우왕좌왕했지만
어째저째 모양 만들어서 색을 칠해 붙였다!!!
그렇게 완성한 나의 작품!!
시크하게 아담한 꽃병을 만들고 싶었는데
만들고 보니 우람하고 귀여운 연필꽂이 느낌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솔직히 내 손에 실망했다...
나 내 손 좀 믿었는데...똥손은 아니라고 자부하는데 나름....
흙 안녕...난 다른애와 놀게 ㅋㅋㅋㅋㅋㅋ
마트료쉬카 귀엽긴 한데 난 모르겠다.
꽃병도 내가 원한 모양 맞는데 모르겠다 ㅋㅋㅋㅋㅋㅋ
제발 굽고 유약바르고 나면 예뻐져 있음 좋겠다.
굽고나면 크기가 준다고 해서 살짝 크게 만들었는데 많이 줄었으면 좋겠다. 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래도 재밌었다.
어렸을 때 이천 도자기 축제가서 하는거랑 달리 뭔가 배운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이건 원데이인거로...
계속 배운다고 해도 굽고 유약 바르는 과정이 있어서
배운다 해도 내가 취미로 하고싶을 때마다 뚝딱뚝딱 할 수 있는게 아니라서 그런 것 같다.
내가 정말 만들고 싶은게 있으면 주문 제작하거나 한 번 원데이 다시 하러 올 곳?
좋은 공방을 이제 알게 됐으니까!!
그리고 전문가가 만든 예쁜 작품을 구경했다.
만들고 나니 더 대단해보이는 작품들 ㅋㅋㅋㅋ
공방이 또 아기자기하고 하얘서 소품들과도 잘 어울렸다.
그리고 우리는 원데이 클래스 비용과 이것저것 산 소품들 비용을 지불하고 나왔다...
원데이보다 거기서 돈내고 산게 더 비싼데 더 만족 ㅋㅋㅋㅋ
근데 원데이클래스 가격이 워낙 저렴하긴 한 것 같다.
언니는 마침 집도 멀지 않아 정규클래스도 관심 있는 것 같던데 정규 클래스 가격도 참 착했다.
이 날 만든건 2 주뒤에 배송 해주시거나 찾으러 가면 된다고 한다.
그 날 내가 만든 것과 산 것을 비교해보아야지 ㅋㅋㅋㅋㅋㅋㅋ잔인하게 ㅋㅋㅋ
원데이 클래스 재밌다.
다음엔 뭐 배워보지!!